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 도전길' 복병 출현
내후년 기득권 주장 위한 '알박기' 전략인 듯 "당 분열·정치적 배신" 비난 등 '독' 될 수도 2020년 48지구 '정조준' 스틸 "최선 다할 뿐" 미셸 박 스틸 OC 2지구 수퍼바이저의 '연방하원 도전길'에 복병이 출현했다. 스콧 바 전 OC공화당의장이 같은 공화당 소속 데이나 로라바커 의원이 버티고 있는 연방하원 48지구에 전격 출마한 것. 지난 7일 후보등록 서류를 받아간 바 전 의장은 연방하원 선거 6월 프라이머리 후보등록 마감일이었던 9일 등록을 마쳤다. 바의 48지구 출마는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상당수 공화당 관계자들은 카운티 공화당의장을 지낸 바가 오랜 친구이자 같은 공화당원인 로라바커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을 '정치적 배신'으로 간주하고 있다. 당내 사정에 밝은 한 한인은 "현직이 있는 곳에 같은 당 중량급 인사가 출마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용인되기 힘든 행위"라며 "많은 공화당 사람들이 바의 결정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바의 출마는 오랜 기간 48지구 출마를 기다려 온 스틸 수퍼바이저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스틸 수퍼바이저는 지난 2016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로라바커와 맞서 출마하진 않겠지만 그가 은퇴하거나 선거에서 지면 곧바로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라바커는 2020년에 72세가 된다. 스틸 수퍼바이저, 션 스틸 전 가주 공화당의장 부부는 로라바커와 매우 친하다. 로라바커도 자신이 물러난 뒤 스틸 수퍼바이저가 출마하면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만약 바가 11월 선거에서 로라바커를 꺾으면 스틸 수퍼바이저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2020년 선거에 출마하려 할 때, 공화당원끼리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로라바커가 바를 누르고 2020년에 은퇴를 선언하고 스틸 수퍼바이저 지지를 선언하면 스틸 수퍼바이저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를 잡게 된다. 모든 일이 기대대로 술술 풀린다 해도 2년 뒤, 스틸 수퍼바이저가 예선에서 바와 결선 티켓을 놓고 다투는 상황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가에선 바의 출마 선언이 당장 올해 선거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설혹 올해 선거에서 지더라도 일단 출마를 해 놓아야 내후년에 다시 출마할 때, 일종의 기득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앞서 공화당 내 분위기를 전한 한인은 "내후년쯤 미셸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바가 일종의 '알박기'를 해놓은 것이다. 약삭빠른 행동이긴 하지만 바 입장에선 감행해 볼만한 모험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의 등장은 48지구 선거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로라바커에게 도전하는 후보는 총 15명이다. 이 중 8명이 민주당원이고 1명은 자유당원(Libertarian)이다. 민주당 후보 중엔 줄기세포 연구가 한스 케어스테드가 결선 진출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꼽혀 왔다. 공화당 출마자로는 로라바커와 바 외에 4명이 더 있지만 이들은 지명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정가에선 공화당의 중량급 후보인 로라바커와 바가 6월 프라이머리에서 나란히 11월 결선행 티켓을 따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로라바커와 바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지는 민주당 후보 8명이 지지층 표를 고르게 나눠가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번 선거 출마가 바에게 '꽃놀이패'가 될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문제는 공화당 내에서 바의 행보를 지켜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공화당 인사끼리의 경쟁과 그에 따른 금전적, 인적 자원 분산의 책임은 바에게 돌아갈 것이다. 게다가 예선 탈락을 포함, 출마 결과가 영 좋지 않을 경우엔 바가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스틸 수퍼바이저는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단 수퍼바이저 선거에 전력을 다해 재선에 성공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면서 "2020년엔 내게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바의 출마에 대한 의견을 묻자 스틸 수퍼바이저는 "결선 상대가 누구든 로라바커가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라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언제, 어디서, 누굴 상대하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